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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두

한국의 배스피싱 토너먼트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K.S.A(한국스포츠피싱협회)는 수 년전부터 국제토너먼트를 개최하여 한국의 배스낚시문화와 기술을 여러나라와 교류하였다. 


하지만 한국의 배스낚시는 전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변방 취급을 받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렇기에 K.S.A에서는 멕시코에서 열리는 제14회 블랙배스월드챔피온쉽에 한국팀을 참가시켜 한국의 배스낚시를 알리기로 하였다.

미국, 일본의 토너먼트에 참가한 것은 이전부터 많았지만 이렇게 국가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선수들을 파견한 적은 처음 있는 일이라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번 토너먼트의 참가는 그간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배스낚시를 전세계에 알리고 그것을 통해 전체적인 한국 배스낚시의 발전과 낚시산업의 수출과 발전을 도모하는 참가라 평하고 싶다.

 

글쓴이의 시점에 따라 제 14회 Black Bass World Championship 참가 후기를 남겨본다

 

 

사전준비부터 철저히

그간 각종 미디어나 매체를 통해 국가대항전으로 열리는 배스토너먼트대회가 있다는 것이 조금씩 알려져 있었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국제화를 선언한 미국의 FLW대회나 U.S OPEN, Bassmaster Open 토너먼트등 미국의 크고 작은 토너먼트 참가만이 외국에 나가 한국의 배스낚시를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인식되어 있었고 국가대항전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2028년 미국의 Los Angeles에서 개최되는 하계올림픽에 미국이 자국에서 흥행하는 배스낚시토너먼트를 시범종목으로 넣고 싶어한다는 정보가 흘러나오면서 한국에서도 배스낚시토너먼트가 국가대항전이 충분히 될수 있는 종목이었음을 인지하게 되었고 그간 크게 관심이 없던 C.I.P.S 주관의 국제배스낚시토너먼트에 조금씩 관심이 쏠리게 되었다.

 

2018년이 되면서 국가대항전에 대한 관심은 더욱 집중되었으며 이에 발맞춰 한국스포츠피싱협회(K.S.A)는 2018년 최우선과제로 한국의 배스토너먼트를 세계에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게 되었다. 이제는 한국도 배스낚시변방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배스낚시선진국임을 알리기 위한 첫 번째 움직임으로 C.I.P.S (국제 스포츠피싱 연맹)에서 요구하는 C.I.P.S 회원국 가입심사서 작성 및 그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제출하여 최종 회원국 심사에 오르게 되었으며, 그와 동시에 회원국이 아닌 초청국 자격으로 2018년 11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제 14회 국제블랙배스챔피언쉽(정식명칭 : Black Bass World Championship)에 선수들을 참가시키기로 확정, K.S.A 김선규회장, 김찬용 부회장, 장현주 사무총장의 지휘아래 참가선수들을 선발하고 제반사항을 점검하는등 본격적으로 세계에 한국의 배스낚시를 알리는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하였다

 

모든 서류를 제출한뒤 얼마 지나지 않아 C.I.P.S의 회원국이 될 수 있는 최종심사국에 올랐으며 멕시코에서 열리는 블랙배스챔피언쉽에 참가할 수 있다는 확정메일을 받은 후 한국스포츠피싱협회는 분주해졌다. 토너먼트에 참가할 명단을 뽑고 스케쥴을 확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최종적으로 6명의 선수가 정해졌고 그 명단은 아래와 같다.

 

참가명단(가나다순)

곽민근, 박기현, 박무석, 반정원, 유상모, 이상목

    

 

참가준비

작년 말레이시아 토너먼트때 성공적인(?) 총무역활을 한 덕인지 이번에도 총무의 역할이 나에게 주어졌다. 여기서 말하는 총무란 룰북번역, 현지와의 메일소통, 스케쥴정리 및 항공권발급, 각종 서류송수신, 돈관리, 준비물관리 등 모든일을 도 맡아 하는 역할이었다.


나는 먼저 C.I.P.S와 멕시코 피싱협회와 메일로 연락을 취한 뒤 한국의 참가내용을 서류로 송부하고 참가확정을 지은 뒤 여행사에서 일하는 같은 배스낚시인 이승재씨의 도움을 받아 항공권을 발급, 모든 스케쥴을 일단위로 작성 후 6명의 멤버들에게 공유하였다.


사전작업은 생각보다 정리하고 챙길것이 많아 회사일과 번갈아 하기에는 벅차기도 했지만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배스낚시를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고 꼼꼼히 모든 메일과 서류를 작성하고 혹시나 틀린 것은 없는지 상세히 체크하였다.

참가하는 6명이 모인 단체 소식방에서는 매일같이 멕시코의 정보가 흘러나왔고 유튜브나 SNS로 그곳의 낚시스타일과 환경등을 체크하였고 루어와 태클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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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서 출발하기 전]



이윽고 시간은 흘러 드디어 10월27일 새벽 6시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6명이 모두 모였다. 멕시코로 향한 출발이 시작된 것이다.


 

C.I.P.S 제 14회 블랙배스 국제 챔피언쉽 주요 정보 및 룰

 

1. 매년 열리는 대회로 올해는 멕시코 몬테레이주의 쿠칠로 호수(Lake Cuchillo)에서 개최하며 대회기간은 10월30일부터 11월3일 (공식 프랙티스 2일, 경기 3일)까지 치루어짐.

 

2. 몬테레이주 차이나시티에 있는 쿠칠로 호수는 일년에 수십번의 토너먼트가 치루어지는 몬테레이에서 제일 유명한 호수로 노던라지마우스배스와 플로리다 스트레인이 서식

 

3. 블랙배스월드챔피언쉽은 국가대항전으로 각 참가한 나라마다 두명씩 한조를 이룬 세 개의 팀이 나갈 수 있음 (예시 : 한국의 경우 2명씩 세팀으로 참가)

 

4. 이번 14회 멕시코대회에는 캐나다, 코스타리카, 크로아티아, 독일, 이탈리아, 대한민국, 멕시코, 나미비아, 포르투갈, 세르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페인, 스와질란드, 미국, 짐바브웨 등 15개국이 참가

 

5. 예비멤버까지 나라당 최대 8명이 참가할 수 있으며 2명은 예비멤버로 참가

 

6. 국가당 뽑힌 세 개의 팀은 각각 A그룹과 B그룹, C그룹에 속함

 

7. A그룹은 고마력의 보트와 매우 큰 보트, B그룹은 중마력의 보트와 큰 보트, C 그룹은 저마력의 보트와 작은 보트로 그룹이 나뉘어짐

 

8. 대회는 3일동안 진행되며 이 A그룹과 B, C그룹은 3일동안 출발순서를 각기 달리 하여 출발하게 되며 팀당 마릿수 리밋은 5마리, 제한크기는 35센티이고 죽은 고기는 계측하지 않고 페널티를 부여받게 됨

 

9. 보트는 멕시코 동력수상운전법에 의거, 라이센스 없이는 직접 운행할 수 없기에 보트의 원 주인이 심판 겸 보트운행자 자격으로 동승하게 됨

 

10. 매일 세팀이 잡은 무게별로 페널티를 부과 하게 되며 세팀의 페널티를 합산, 가장 적은 페널티를 부여받은 국가가 우승

 

11. 3일치 총합 페널티가 가장 적은 국가, 3일치 총합 페널티가 가장 적은 팀, 그리고 빅배스상을 수여

 

12. 대회 중 매우 큰 배스가 잡혔을 경우 물칸이 비좁아 방치시엔 죽게 되므로 큰 배스를 잡은 경우에는 언제든지 본부석으로 들어와 큰배스만 따로 계측한 후 계측이 끝나면 다시 나가서 낚시할 수 있음

 

 

사람잡는 시차적응

이전 말레이시아나 호주의 경우 기후는 다를지라도 시차차이는 별로 없어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한국팀이 가고자 하는 멕시코는 한국과 15시간 시차가 나는 곳으로 아예 정반대의 시간을 가진 곳이었다. 또한 직항로도 없어 미국 댈러스에서 하룻밤을 자고 그 다음날 다시 멕시코 몬테레이로 가야하는 등 총 비행시간만 왕복 24시간이 넘는 강행군이었다.


27일 아침비행기로 여정에 오른 한국팀은 12시간의 비행 끝에 그 다음날 아침, 댈러스 포트워스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일단 휴식을 가졌다. 비행기 스케쥴 상 댈러스에서 몬테레이로 가는 항공편이 내일 아침에 있기 때문에 24시간 이상을 댈러스에서 보내야 했었다.


나는 미리 예약해놓은 공항렌트카업체를 찾아 렌트카를 빌린 후 5명의 멤버를 태우고 곧장 예약해놓은 호텔로 향했다. 낚시태클을 비롯, 개인짐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호텔에 양해를 구하고 짐을 보관한 후 햄버거가게로 향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남자들 6명이서 모이니 햄버거도 그리 맛있을수가 없었다. 간단히 요기를 한 후 렌트카를 몰고 댈러스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숙소에 들어가 잠을 청하였다. 하지만 시차가 문제였다. 다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잠을 자는둥 마는 둥 헤롱헤롱거렸고 아침에 모였을때는 벌써부터 피곤에 지친 모습이었다. 축축 늘어진 파김치같은 모습으로 한국선수들은 멕시코 몬테레이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멕시코에 모인 외국의 선수들

미국 댈러스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에서도 쉬 잠이 들지 못한채 어느덧 몬테레이에 도착하였다. 멕시코 몬테레이는 국내 대기업들의 현지공장이 있어 한국인에게는 호의적이라고 들었는데 역시나 공항의 곳곳이 국내기업들의 간판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공항에서 수화물을 찾고 나오니 멕시코피싱협회에서 마중나와 있었다. 짧게 인사를 하고 멕시코 협회에서 추천해 준 몬테레이 호텔의 차량을 탄 후 호텔로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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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스페인선수들과 사진을 찍은 유상모 선수]



몬테레이의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멕시코 피싱협회에서 카메라와 비디오를 내밀며 “웰컴 꼬레아!!”를 외쳐주었다. 비로소 우리가 국가대표 자격으로 멕시코에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 그 호텔은 바로 모든 나라들이 모이는 중간기착지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호텔로비에 들어가니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스페인, 짐바브웨, 이탈리아, 독일, 코스타리카의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우리를 격하게(?) 환영해 주었다. 대부분의 다른나라 선수들은 한국에 배스가 있는지 모르는 상태였으며 우리에게 정말로 한국에 배스가 있느냐? 배스의 평균크기는 얼마나 되느냐 등 다양한 질문을 던져왔다.


멕시코에 도착하고 알게 된것이지만, 대한민국은 동북아, 동남아 통틀어 아시아국가에서는 유일하게 대회에 출전한 나라였다.

 

   

쿠칠로 호수로 이동

집 떠난지 이틀이 넘도록 낚시대도 잡아보지 못하고 물가에도 가지 못한채 두 번째 밤을 멕시코에서 보내게 되었다. 아쉽기도 했지만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공평하게(?) 낚시를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우습기도 했다. 얼마나 하고 싶을까


시차적응이 어려워 힘든 몸을 이끌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거의 반 기절상태로 잠이 들어도 새벽 3~4시만 되면 눈이 자동으로 떠져 괴로웠다. 그래도 조금씩 시차에 적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에서 주는 조식을 먹고난 후 대형 버스에 각국의 선수들이 모두 탑승하여 한꺼번에 쿠칠로 호수로 이동하였다. 몬테레이에서 한시간반정도 버스를 타고 이동하니 멀리 쿠칠로 호수가 보였다. 역시 낚시인은 물을 봐야 흥분되는건 만국공통인 듯, 각국의 선수들은 모두 어린아이들처럼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좋아하였다


대형버스는 배정된 숙소에 정확히 국가별로 내려다 주었는데 한국의 경우 운영진, 미국, 캐나다와 같이 숙소를 쓰게 되었다. 숙소에 도착 후 누가먼저랄 것도 없이 한국에서 꼼꼼히 포장한 로드를 풀고 곧장 태클정리를 하였다. 집 나온지 3일만에 처음 만져본 로드였다.

 

 

미국팀 등장

장장 3일에 걸쳐 멕시코 최종 숙소에 도착, 여정을 풀고 옷을 갈아입고 태클정리를 끝내고 쉬고 있으니 갑자기 숙소 밖 주차장이 요란해졌다. 무슨소리인가 나가보니 완전무장을 한 군인들 여러명이 차에 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무슨 사고가 났나 싶은 찰나, 뒤이어 화려한 픽업트럭과 배스보트들이 줄줄이 그르렁 대며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미국선수들이 개인의 보트를 끌고 트레일링하여 숙소에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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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들의 자동차와 보트를 14시간 트레일링 하여 가져온 미국대표팀]



이번 대회는 본인의 보트를 사용할 수 있게끔 규정에 적혀있는데 미국선수들은 본인의 보트를 사용하기 위해서 미국에서 멕시코까지 국경을 건너 장장 14시간동안 트레일링 하여 숙소에 도착하였다고 했다.

선수 보트 세대와 촬영용보트 한 대, 그리고 각종 식량과 태클을 잔뜩 실은 트럭한대를 끌고 국경을 건너 의기양양하게 숙소로 들어온 미국선수들을 보니 왠지 자신감이 줄어들었다.


완전무장한 군인들은 알고보니 국경수비대였다. 미국팀은 최근 멕시코와의 국경마찰문제로 분쟁이 많은 것을 감안하여 멕시코 국경에서부터 대회장소까지 국경수비대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입성하였는데 실로 놀랍기도 하였고 부럽기도 하였다

미국이란 나라의 파워가 국제적으로 얼마만큼 대단한지를 체감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였다.

괜히 기죽지 않기 위해 의연히 대처했지만 그들이 가져온 최첨단 낚시장비와 최신형보트에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프랙티스 1일차

매일 오후 7시가 되면 캡틴 미팅이 있다. 캡틴미팅이란 각 나라를 대표하는 주장들만 참여하는 미팅으로 각종 안건 및 중요사항, 대회규정, 출발순서등을 확정하는 매우 중요한 미팅이다. 한국은 나와 곽민근선수가 공동으로 캡틴미팅에 참여하였으며 그룹추첨, 출발순서등을 뽑게 되었고 내일 있을 공식프랙티스에 대한 설명과 내용을 알려주었으며 같이 보트에 동승할 보트의 원 주인을 만나 아침 미팅시간을 확정하였다.

한국팀의 구성은 아래와 같다.

 

조 장

조 원

보 트

A조

박무석

곽민근

250마력 / 20피트

B조

반정원

박기현

225마력 / 19피트

C조

유상모

이상목

150마력 / 18피트

 

다음날, 집떠난지 4일만에 처음 캐스팅을 해보았다. 나와 반정원선수는 페르난도라는 할아버지(?) 가 주인인 19피트의 배스보트를 타게 되었다. 운전은 멕시코 항해법에 따라 우리가 운전할 수 없기 때문에 페르난도 할아버지가 직접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이동해 주었다.


쿠칠로 호수는 넓기 때문에 사전에 한국팀은 쿠칠로 호수를 삼등분(하류, 중류, 상류) 하여 조별로 갈곳을 확정한 후 그곳만 연습하기로 하였기에 B조였던 우리조는 아침일찍 중류권으로 이동, 감격적인 멕시코에서의 첫 프랙티스를 실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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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티스 중인 반정원, 박기현 선수 조]


 

우리가 처음 도착한곳은 드롭라인과 능선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포인트였다. 한눈에 봐도 좋아보이는 포인트였다. 아니나 다를까 어군탐지기 화면에는 약 8~9m에 많은수의 배스가 찍혔다.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캐스팅을 몇 번 이어나가다보니 생각보다 일찍 멕시코의 첫배스가 잡혔다. 반정원선수의 루어에 반응을 하였는데 물색이 탁한탓인지 무늬가 거의 보이지 않는 전형적인 플로리다 스트레인이었다.

야 고기많다!!!를 외친 우리는 비록 크지 않지만 차곡차곡 고기를 잡아내며 어느정도 필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시작했다. 채비는 주로 스피너베이트와 한국산 프리리그.


특히 프리리그에서는 30cm내외의 배스들이 줄줄이 나와주었을 정도로 고기들의 활성도는 좋은 상태였다.

하지만 어군탐지기에 찍힌 깊은수심의 배스들은 절대 입을 열지 않았다. 나중에 이 배스들이 이번 대회의 키가 될꺼라고는 상상도 못한채 계속해서 얕은곳의 배스만 노리고 있었다.

연습중에 만난 다른 한국팀의 조과도 좋았다. 이윽고 더 큰 배스를 만나기 위해서 포인트를 이동한 우리는 수심 2m에서 6m라인으로 떨어지는 나무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기로 했다.


반정원선수의 헤비텍사스리그가 나무를 치고 떨어지는 그 순간에 순간적인 바이트가 들어왔다. 처음보는 육중한 사이즈의 플로리다 스트레인. 한국배스와 달리 거대하여 손으로 잡기에도 겁이 날 정도의 사이즈였다.

이렇듯, 나무아래 숨어있는 산란전의 배스를 잡아야 하는 것이 바로 가장 확실한 패턴 중 하나였다. 하지만 각국의 모든 선수들이 이 방법을 하고 있는 것이 문제였고 나무가 많아도 너무 많은 것 역시 문제였다. 뭔가 다른 패턴파악이 필요한 상황에서 나 역시 7m수심, 물속에 잠긴 고사목에서 사이즈 좋은 배스를 캐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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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티스때 씨알좋은 플로리다 스트레인을 잡아낸 유상모, 이상목 선수 조]



연습을 끝낸 한국팀은 서로 모여 연습을 복기하고 정보를 공유하였다.

공통적인 점은 주로 물속에 잠긴 나무와 물밖에 나와있는 가지많은 나무의 직공에 큰 배스들을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너무 뻔한 패턴이라 조금 걱정이 되었기에 내일 연습때는 다른 패턴을 찾아보기로 하고 휴식을 취하였다.

 

프랙티스 2일차

2일차는 구간을 나누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습을 하였다. 나와 반정원선수는 어제 처음으로 도착한 지역을 역시 똑같은 시간에 들어가 상황을 체크하였다. 생각보다 반응은 신통찮았고 여러나라의 선수들이 그 포인트를 공략하는 것이 목격되었다.

프레셔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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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티스 2일차 출발 전]



다른 방법, 다른 포인트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그렇게 중류권의 여러지역을 찾아다니다 유독 큰나무가 많이 잠겨있는 조용한 골창으로 진입, 나무 하나하나를 이잡듯 뒤지며 입질을 유도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앞에서 트롤링모터를 운용하고 있던 반정원선수의 낚시대가 고꾸라지며 베이트릴의 드랙이 풀려나갔다. 당황한 나는 황급히 뜰채를 건냈다. 하지만 워낙에 힘을 써 나무를 감아버린 빅배스는 한동안 얼굴을 보이지 않다 스스로 빠져나오면서 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생전 태어나서 처음 보는 배스의 크기였다. 가까스레 뜰채에 담은 나는 배스를 용수철저울에 달아보았는데 내가 가져간 용수철 저울의 한계중량이 3kg 짜리였다. 저울을 달자 마자 텅 소리와 함께 바닥에 꽂히는걸 보니 보나마나 3kg을 넘기는 배스였다. 정확한 무게측정을 하지 못하고 돌려보내며 내일 다시 물어주기를 기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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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원 선수가 잡은 5킬로급 플로리다 스트레인]



짐작컨대 4kg 오버가 아닐까 생각하던 도중 보트의 주인인 페르난도 할아버지가 손가락 5개를 펼친다. 자기가 보았을 때 이건 5kg 배스라는 것이다.

어쩌면 평생 잡아보지 못할 기록의 배스를 잡은 반정원선수는 정확한 계측도 못한채 살려줄 수 밖에 없었다. 대회전날 5kg배스의 출현으로 한껏 고무된 우리팀은 이와 유사한 지역을 찾아다니며 계속해서 빅배스 패턴을 찾았고 1시가 넘어간 시점, 플랫한 지역에서 움푹꺼지는 드롭지형과 우뚝 솟은 험프지형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지역을 발견, 순식간에 8마리를 잡아내고 연습을 마무리 하였다.

그리하여 우리팀이 마련한 포인트는 크게 3군데로 요약되었다

 

능선과 드롭이 복합된 A포인트

한방을 기대할 수 있는 큰나무가 많은 B포인트

플랫지역에 험프가 있는 C포인트

 

이 포인트를 메인으로 하고 나머지 지역을 순차적으로 공략해나가는 것을 작전으로 짰다

물론 드롭지역 9m에 찍힌 고기들의 무리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이정도라면 충분히 내일 대회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연습을 마무리 하였다. 다른 한국팀들도 어제와 비슷한 상황이었으며 특히 유상모선수조는 능선에서 많은 배스를 확인, 내일 자신있어 하는 모습을 보여 한국팀은 모두 기분좋게 연습을 마칠 수 있었다.

 

카퍼레이드와 오프닝 세레모니

2일차 공식 연습이 끝나고 캡틴미팅에서 들려는데 그곳에서 내일 대회가 취소될것이라는 정보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곳은 사막기후라 때아닌 강풍이 불기도 하는데 산이나 능선같은 장애물 하나 없이 탁트인 사막한가운데 있는 쿠칠로 호수는 조그만 바람이 불어도 바다처럼 너울이 매우 높게 일어난다고 한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캡틴들과 운영진이 주고 받는 Whatsapp에 실시간으로 바람의 이동과 호수의 상황을 올리고 대회개최여부를 올릴테니 메시지를 예의주시하라는 알림을 받고 저녁 공식 오프닝세레모니장으로 이동하였다.

세레모니장으로 가니 주차장에 모든 보트들이 견인차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카퍼레이드를 국가별로 실시한다는 것이었다. 어두워지는 저녁, 수십대의 보트와 차량이 불을 켜고 모든 국가의 팀이 자국의 국기를 들고 카퍼레이드를 하는 모습은 실로 장관이었다.

한국팀은 페르난도 할아버지보트에 모두 탑승한 후 미리 준비한 작은 태극기와 큰 태극기 모두를 보트에 부착하고 쿠칠로 호수가 있는 주변 차이나 시티를 순회하였다. 차이나 시티 구석구석을 견인차에 매달린 보트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하니 이윽고 메인광장에 도착하였다. 견인차가 미리 설치된 화려한 무대를 지나치니 사회자가 크게 소리쳐준다.


“이번 대회에 처음 참가하였습니다. 꼬레아!!!”


주변 차이나시티의 모든 사람들이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환영해주었고 우리를 보고 환영의 표시로 코리아를 소리쳐 주었다. 우리도 그에 답하여 연신 태극기를 흔들며 꼬레아!! 꼬레아!!를 외쳤고 시골마을 차이나시티의 순수한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미소를 잃지 않으며 멀리 동양에서 온 한국의 여섯명을 환대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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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만찬장에 모인 각국의 선수들]



이윽고 화려했던 카퍼레이드가 끝난 후 공식만찬장에서 오프닝 세레모니가 있었다. 몬테레이 주지사, 멕시코낚시협회장, 차이나시티 시장등 굵직한 분들이 환영인사를 해주었으며 각 나라의 국가대표선수들이 모두 나와 각자의 국가에 맞춰 세레모니를 펼쳤다.

이제야 이번 대회에 참가한 15개국 모두가 배스낚시라는 공통점으로 모인 각 나라의 국가대표임이 실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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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세레모니중인 캐나다팀]


오프닝 세레모니가 끝나고 저녁을 먹은 후 숙소에서 쉬며 내일 대회에 대한 작전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만만치 않아 내일 대회취소 여부를 확정하는 메시지에 귀를 귀울였다.

 

공식 대회 1일차 취소

불안한 마음에 잠이 쉽게 들지 못해 뒤척거리다 결국 새벽에 깼다. 아니나 다를까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있었다. 새벽 6시즈음에 모두 모인 우리는 운영진의 대회결정 가부에 대한 메시지를 기다렸고, 7시즈음에 1일차 경기는 공식 취소되어 이번 멕시코 대회는 이틀 경기결과로 승부를 가린다는 메시지를 공식으로 받게 되었다.


맥빠지는 하루였다. Whatsapp으로 운영진이 보낸 호수의 실시간 사진을 보니 완전히 바다의 너울이었다. 그걸 본 미국팀은 여기서 낚시대신 서핑을 해도 되느냐? 라는 농담을 건낼정도로 호수가 아닌 완전한 바다사진이었다.

기운이 빠진 한국팀은 늦잠을 자보았지만 잠이 쉽게 올 리가 없다. 바로 옆에 있는 캐나다와 미국팀의 숙소로 가서 각자의 루어와 태클을 보며 배스낚시에 대한 교류(?)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숙소에는 풀장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미국팀과 한국팀은 루어를 던지고 놀며 시간을 보냈다. 특히 한국의 곽민근선수는 전날 연습때 크랭크베이트 훅이 손에 박혀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황이 생겼는데 미국팀에 있는 크랭크베이트의 전설 데이빗 프릿츠가 직접 바늘을 빼주고 응급처치를 해주는 영광(?) 때문인지 데이빗 프릿츠선수와 매우 가깝게 지냈으며 본인이 테스트중이라는 시크릿 루어를 보여주며 루어액션에 대한 소감을 묻기도 하는 등 무료하지만 뜻깊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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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대회가 취소되고 난 후 차이나시티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한국팀]



하지만 하루는 너무 길었다.

결국 캐나다, 미국팀과 같이 차이나시티 투어를 나가보기로 결정, 본토박이 타코를 사먹고 맵기로 유명한 하바네로고추도 먹고 고생하기도 하는 등 멕시코 문화를 잠시나마 느껴보기도 하였으나 한국팀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내일 대회밖에 생각이 없었다.

시티투어를 짧게 끝내고 식수와 간식거리를 사온 그날 저녁

한국에서 가져온 팩소주를 간단히 마시며 내일의 선전을 다짐한 후 잠이 들게 되었다.

 

공식 대회 2일차

둘째날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바람한점 없는 쾌청한 날씨였다. 그룹별로 출발장소에 모인 보트들은 출발신호와 함께 앞다투어 달려나갔다. 우리는 제일 마지막에 출발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기다린후 출발하였다. 첫 포인트는 이틀간의 경기때 항상 먼저 들어간 A포인트. 바로 드롭과 능선이 이어진 곳이었다. 이곳에서 키퍼사이즈를 잡고 5kg배스를 잡은 B포인트로 들어간다면 승산이 있을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정원선수와 나는 아침에는 얕은 곳에서 스피너베이트와 프리리그를 번갈아 던지며 공략하였고 여러마리가 나왔지만 키퍼사이즈에는 미치지 못한 크기였다.


결국 아침에 첫 A포인트에서 키퍼사이즈를 넘는 한 마리만 잡은 후 큰 배스를 잡은 B포인트로 이동하였다. 그리 깊지 않은 곳에서 빅배스를 잡았기 때문에 포인트 진입하면서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진입하였다.

하지만 넓은 골창의 나무들을 하나하나씩 이잡듯이 뒤졌지만 입질한번 없었다. 바로 프레셔때문이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선수들도 이곳을 공략하였을것이고 이틀간의 프레셔로 얕은 곳의 배스는 거의 빠진 상태였다. 붙박이가 아닌 회유, 움직이는 배스를 찾아야 되는 시간이 왔다. 그러던 중 나무아래에서 헤비텍사스리그를 물고 한 마리가 잡혀올라왔다.

키퍼사이즈는 조금 넘는 배스. 물칸엔 두 마리가 들어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더 이상은 배스의 입질을 받을수가 없는 상황

키퍼사이즈가 많은 C포인트로 자리를 옮기자는 결론을 내렸고 이동했지만 역시나 그곳에도 다른 나라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상황이었다. 설상가상 아침일찍 공략하고 갔는지 입질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 난감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뒤늦게 이곳저곳 공략해보지만 돌아오는 키퍼사이즈 미만의 작은 배스들


대회를 마치고 웨이트인장소로 이동하는데 왜이리 부끄러운지 모르겠다

우리 앞에서 계측한 미국팀의 경우 미국팀의 캡틴인 스캇마틴조가 다섯 마리 15000그람이라는 어마어마한 그람수를 가져와 관중들의 박수세례를 받았고 나머지 팀도 평균 10000그람을 넘기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나중에 안것이지만 미국팀은 사막기후에서 연중 산란을 하는 쿠칠로 호수와 유사한 호수가 텍사스쪽에 많아 이런곳에서의 낚시경험이 많다고 했다.

또한 팀별로 동선과 작전을 완벽하게 짜서 처음 참가하는 우리와는 완전한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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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계측중인 한국팀]


미국뿐인가

멕시코, 남아공, 스페인, 캐나다, 이탈리아 등등 모든나라들이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가운데 한국팀은 첫날 저조한 성적으로 사기가 많이 꺾이게 되었다.

숙소에는 약간 침울한 분위기가 맴도는 가운데 태클정리가 시작되었고 2일차 토너먼트때 더욱 잘하리라 마음을 먹게 되었다.

 

공식 대회 3일차

공식대회 첫째날이 취소되고 나서 어제 처음치른 공식대회 2일차

배스낚시 종주국인 미국이 단연선두에 나서고 안방에서 대회를 치르는 멕시코가 그뒤를 바짝 쫒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15개 국가중 9위에 머물렀다. 절치부심 성적을 올릴 각오로 어제보단 더 열심히, 타이트하게 공략을 하리라 마음먹고 보트에 탑승하였다.

둘째날 첫 포인트는 험프가 많은 C포인트


크랭크베이트와 스피너베이트를 번갈아 던지며 험프를 공략하지만 간간히 들어오는 입질외에는 반응이 전혀없다. 바람이 더욱 불고 배스들이 움직여야 이곳에 올라붙을텐데 아직은 너무 이른상황인 것 같아 다시 A포인트로 이동하여 낚시를 해보지만 며칠간의 프레셔로 인해 이곳역시 반응이 신통찮다.


저기 멀리 능선끝자락에는 어제 미국팀이 많은 고기를 잡았다는 소문때문인지 배가 무려 8대가 떠 있는 상황.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는 상황이라 이곳저곳 헤메이다 결국 키퍼사이즈 두 마리만 잡고 3일차경기도 맥없이 마칠 수밖에 없었다.

연습의 부재, 실력의 부재, 작전의 부재

뭐라 변명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이렇게 대회는 마무리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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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 계측대로 올라가는 박무석, 곽민근 조]


이틀간의 경기로 한국팀은 15개팀중 11위에 랭크되었다. 사실 멕시코로 넘어오기전에는 종합순위 5위안에 드는 것이 목표였으나 목표와 크게 어긋난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되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것은 이번대회에 새로 참가한 나라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낸것이라 말할 수 있겠다. 처음 참가하여 룰도 제대로 습득하지 못했고 팀별간의 호흡도 상당히 중요하며 팀별 작전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에 체감한 것이다.


역시나 1위는 배스낚시 종주국인 미국이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하였고 2위는 개최국인 멕시코, 3위는 13회대회 우승국이자 아프리카의 강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차지하였다

그렇게 제 14회 블랙배스 국제 챔피언쉽은 막을 내렸고 많은 숙제를 안은채 한국팀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국의 위닝패턴

미국팀은 대회 1일차와 2일차, 모두 압도적인 성적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물론 개인보트와 개인장비, 최첨단 어군탐지기와 장비 사용으로 시작부터 다른나라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대회장소인 쿠칠로 호수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멕시코를 제치고 우승한 것은 실력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 미국팀은 쿠칠로호수에 대해 많은 정보가 있는 상황이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멕시코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대회에서 미국선수들이 참가하여 상금을 타간다고 했다. 그래서 멕시코선수들이 미국선수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있었다.

또한 쿠칠로 호수와 미국 텍사스주의 몇몇 호수들은 매우 비슷한 환경을 지니고 있어 사막기후에 있는 호수에서의 낚시데이터가 매우 많다고 한다 .

미국팀의 위닝패턴은 간단하면서도 매우 강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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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회식날 우승팀인 미국팀의 주장 스캇마틴과 함께]


이틀간의 연습때 호수전반을 두루 살펴본 미국팀은 한국팀이 잡은 패턴인 고사목공략 및 물속 나무공략은 정확한 패턴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즉, 나무에 배스가 있긴 하지만 많이 있는 것은 아니라 잡아내기 힘들고, 여러나라들이 나무를 대부분 공략할것이기 때문에 잡아내는 개체수가 한정적일것이라는 판단에 다른 패턴을 찾은 것이다

그러다 능선끝자락 7, 8, 9미터부근에 찍히는 수많은 개체들을 어군탐지기로 확인했고 그 배스들을 잡는 법을 찾아낸 것이다

나 역시 어군탐지기로 찾아낸 그 어군. 어떤방법을 쓰더라도 잡아내기 힘들고, 한켠으론 찝찝하지만 포기했던 그 어군을 미국팀은 잡아내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그것은 바로 딥크랭크베이트.


통상적인 딥크랭크베이트는 5미터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구조상의 한계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팀은 그 이하로 내려가는 딥크랭크베이트를 사용하여 약 7m근방을 공략하였다. 지속적으로 그 지점을 크랭크베이트로 공략하다보면 8, 9m의 프리스폰 배스가 올라와서 공략하는데 그 배스들이 모조리 3kg급의 배스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어른주먹만한 2온스내외의 크랭크베이트를 하루종일 던지고 감았다니 그 체력과 집념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또한 한국은 사계절로 인해 배스가 봄에 주로 산란하지만 멕시코의 경우 사시사철 산란하기 때문에 깊은곳의 프리스폰배스를 크랭크베이트로 골라 잡는 방법역시 우리에게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충격적인 패턴이었다.

더욱 놀라운점은 미국팀은 한팀만 많이 잡은 것이 아니라 잘 나오는 포인트에서 한팀이 어느정도 잡으면 다른 미국팀이 들어올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었다.


즉, 팀별로 동선에 대한 작전을 짜고 시간별로 포인트 로테이션을 실시한 것이다. 이것 역시 우리가 모르고 있던 부분이다. 모름지기 국가대항전이라면 그 국가가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작전을 짜는 것이 기본인데 우리는 이러한 국가전을 치러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너무 개인작전에만 의존한 경향이 컸다.

그야말로 배스낚시 종주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한국팀의 자만, 그리고 숙제

한국팀은 많은 숙제를 안고 귀국길에 올랐다. 출국길에 설레이고 자신있어 하던 그 마음은 사라지고 뭔가 설욕하고 싶고, 다시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그런 욕구가 타올랐다.

또한 우리가 얼마나 자만해 있었음을 반성하는 계기도 되었다.


사실 한국팀의 장비는 이번 대회참가한 어떤 나라보다 고가의 전용장비였을 것이다. 외국선수들이 사용하는 장비의 경우 몇몇나라를 제외하곤 대부분 우리가 10여년전 사용하던 투박한 장비였기 때문에 국산장비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간 지금, 어떻게 보면 장비만 가지고 얕보았던 그런 부분도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충격적인건 배스낚시와 배스토너먼트의 경험이 없을꺼라 생각했던 유럽팀의 실력에 놀랬으며 특히 아프리카지역의 낚시실력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되었다.


미국, 일본위주의 정보와 낚시문화를 접하던 우리로써는 유럽과 아프리카의 배스피싱은 상당히 낯설게 다가왔으며 그들이 구사하는 멋진 낚시실력에 감탄하고 말았다


우물안 개구리가 우물을 빠져나와 세상을 바라본 느낌이 이런것이었을까


한국팀은 너무 자만하고 있었다. 미국, 일본 다음이라는, 아니 오히려 일본보다 최근에는 실력적으로 앞서고 있다는 근거없는 자만감이 부끄러움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배스가 퍼져 있는 나라는 매우 많다.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이 많은 지역에 서식하고 있고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배스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실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유튜브나 SNS의 발달로 인해 전세계는 급속히 하나로 뭉쳐지고 있으며 배스낚시역시 비슷한 기법이 유행하고 비슷한 루어가 유행하고 있기에 비록 성적은 좋지않았지만 늦게나마 세계에 한국의 배스낚시를 알렸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싶다

우리가 유럽과 아프리카의 배스낚시에 전혀몰랐듯, 유럽과 아프리카의 나라들도 한국에 배스가 있음을 처음 알게되었다고 하니 배스낚시에서 만큼은 훌륭한 전도사가 된것이라 평가한다.


또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른 국내 조구업체의 다른 수출활로의 가능성을 찾은것도 큰 성과이다. 릴과 로드만큼은 미국과 일본에 절대 뒤지지 않는 제조기술을 갖추었기에 배스낚시를 즐기면서도 한국의 조구업체가 진출하지 않은 국가의 경우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한국의 조구업체가 수출하기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미국의 대형토너먼트에 후원하는것보다 국제배스토너먼트에 후원하는 것이 오히려 훨씬 홍보의 규모도 크며 그 홍보의 질 역시 높을것이라 판단된다.


이렇듯 지속적인 이런 국제토너먼트 참가는 배스피싱을 즐기고 있는 유럽과 아프리카, 북중남미의 나라에도 한국의 조구업체가 수출을 하고 유명해지는 기회이자 확실한 계기가 될것이다

 

 

재도전

한국팀은 다시 재정비하고 있다

14회 대회를 거울삼아 인원을 재구성함은 물론, 다가오는 2019년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되는 제 15회 블랙배스월드챔피온쉽에 참가하기 위해 지금부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대한민국에 배스라는 물고기가 들어온지 40년이 넘었고 그동안 국내 배스낚시 토너먼트가 20여년 넘게 이어져 왔지만 이전까지는 우리만의 잔치였고 우리만의 낚시방법의 정립이었다.


이제는 분명히 외국으로 나가야 한다


외국 유수의 선수들과 실력을 겨루고 거기서 배운것과 얻은 것을 토대로 국내배스낚시산업과 토너먼트를 더욱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다.

나는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더욱 많은걸 배워왔고 어제보다 더 발전하였다


한국 배스낚시가 변방의 수준을 넘어 국제대회에서 인정받을 때 까지 한국 배스낚시선수중의 한명으로써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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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팀은 15회 남아공대회를 정조준하고 있다]

 


글을 마무리하며

한국 배스낚시 선수들이 멕시코로 무사히 다녀올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해주신 K.S.A 김선규 회장님, 김찬용 부회장님, 장현주 사무총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배스낚시의 세계화를 꿈꾸는 K.S.A가 있기에 이번 대회의 참가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대회를 토대삼아 더욱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 배스낚시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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