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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말레이시아AMCT토너먼트 참가
한국스포츠피싱협회(이하KSA)는 매년 미국, 호주,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의 외국 선수들을 초청해서 국제전을 치른다. 역으로 KSA는 해마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여러국가에서 열리는 스포츠피싱 대회에 한국 선수단을 참가시킨다. 이번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스포츠피싱 토너먼트인 Asean Monsoon Casting Tournament(이하AMCT)에는 한국선수단 3명을 출전시켰다. 이번 경기를 위해 KSA 김선규 회장님의 지휘하에 작년에 출전했던 박무석 프로(도요피싱 프로스탭)와 박기현 프로(JS컴퍼니 프로스탭)가 모든 일정과 계획을 수립하였다. 작년에 8명의 대규모 선수단이 꾸려진데 비해 올해는 김동훈프로, 이광원프로, 그리고 나(장현일) 단3명이서 단촐한 출정식을 가지고 일정에 오르게 되었다.
<켄이르호수의 어느 골창>
처음떠난 해외 낚시여행
당초 8명의 선수단을 꾸릴 예정이었으나, 호주, 멕시코, 미국등 많은 원정경기들이 남아 있어서 KSA는 부득이하게 말레이시아에 3명의 선수단만을 배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작년에는 선수단장을 필두로 총무와 요리사까지 함께였지만, 올해는 영어도 할줄 모르는 단3명의 선수들이 시작부터 답답함을 예고하며 험난한 출정길에 올랐다. 그렇게 우리 셋은 11월 28일 인천공항에 집결, 간단한 아침 식사로 일주일간의 긴 여정에 시작을 알리며 6시간 반의 비행을 마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 공항에 도착했다. 겨울인 한국과는 달리 물기를 가득 머금은 꿉꿉한 공기는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고난을 예견하듯 기분 나쁘게 온몸을 휘감으며 우리를 반겼다. KSA에서 미리 예약을 해 둔 TUNE호텔은 지하철로 1코스 아주 가까운 거리였다. 도착후 호텔에 짐을 풀고 여독을 풀겸 호텔 1층에 있는 펍으로 이동해 간단한 안주와 맥주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평소 한국에서 경기전날 소량의 소주로 친목을 다져왔던 우리로써는 앞으로 겪게될 새로운 낚시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엔 갑갑한 음식점 보단 조금은 자유로운 분위기의 펍이 나을거란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시원한 맥주 한잔을 들이키며 설렘 가득한 첫날을 마무리 지은 우리 일행은 다음날 또다시 비행기로 1시간을 날아 트랭가누 공항에 도착했다. 인솔자가 없었지만 박기현 프로가 준비해둔 이동경로를 잘 따른 덕분인지 당초 예상했던 어려움은 없었다. 트랭가누 공항에 도착을 하니, 말레이시아 관광청 직원 4명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그곳에서 만난 관계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나서 우리는 대형마트로 이동해 일주일동안 해결할 식료품 구매를 마친후 또 다시 한시간 반정도를 달려 켄이르 호수에 닿을 수 있었다.
<6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쿠알라룸프공항에 도착해 기념촬영>
안동호와 닮은 켄이르호수의 첫인상
<보트하우스 뒤로 보이는 켄이르 호수 우리의 안동호와 많이 닮아 있다.>
정글속 긴 강줄기를 상상하며 켄이르에 도착 했을때, 첫눈에 보이는 켄이르는 마치 안동호를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우거진 나무속에 거미줄처럼 엉킨 물줄기가 구비구비 흐를거라 상상했던 내게는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맑은물과 넓은 호수!! 멀리 보이는 마사토로 이루어진 지반위의 푸른 나무들은 지금 다시 떠올려 생각해봐도 우리의 안동호와 닮은듯하다. 켄이르 호수앞 작은 숙소로 안내를 받으며 뒤따를 때 까지도 완전히 떨칠수 없었던 기대감은 잠시뒤 실망을 넘어 절망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말레이시아로 떠나오기전 한국에서 들었던 경기 일정에 대한 정보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경기일정이 총3일, 프리낚시 하루였다. 그런데 관광청 직원들이 숙소를 배정해주고 알려준 총4일간의 일정은 2DAY 경기방식으로 당초 우리가 알던것과는 다르게 변경되었고 첫째날은 오전에 프렉티스를 하고 오후에 보트하우스로 이동해 개인정비를 가진다음 둘째날과 셋째날 본경기, 마지막날은 프리낚시 및 시상식으로 일정이 짜여져 있음을 설명 해주었다. 정글에서 3일간의 토너먼트! 낚시인으로서 기대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었으나 눈에 들어오는 경치나 바뀐 경기조건은 처음부터 실망감만 가득 안기는 꼴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실망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한가지 더 우리에게 닥친 불행은 절망에 가깝다 할 수 있었다. 호텔간판이 걸려있는 작은 숙소! 겉모습은 분위기 좋은 펜션 같았지만, 각자의 방을 배정받고 안으로 들어가보니, 실상은 습기로 가득한 침대와 침구, 그와 더불어 모기와 개미등 이름을 알 수 없는 벌레들이 가득한 벌레들의 지상낙원, 정말 끔찍함 그 자체 였다. 그렇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어쩌겠는가.. 우리일행은 공식일정을 위해 간단히 채비를 마치고 휴식에 들어갔다. 그렇게 켄이르의 첫날밤은 흐르고 있었다. 마침내 공식일정 첫날 약속한 시간에 프렉티스를 도와줄 AMCT선수들이 숙소앞에 도착을 했다. 말레이시아는 지금 우기(Monsoon Season)인데, 프렉티스 첫날은 날씨가 아주 좋았다. 우리선수 3명을 태울 3대의 보트가 도착을 했고, 우린 첫번째 포인트로 이동을 했다. 포인트에 진입했을때, 물밖에서 느꼈던 안동호를 닮은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물골을 따라 골짜기로 들어가보니, 야생원숭이 무리와 큰 도마뱀이 우리를 반겨 주었고, 열대우림속 나무들이 물속에 잠겨 많은 스트럭쳐들이 발달되어 있었다. 그곳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경치는 물론 캐스팅만하면 바이트 받을 것만 같은 낚시의 천국과도 같았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야생코끼리 무리도 만날 수 있을거라는 파트너의 설명은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끼게 했다.
<켄이르 호수 주변에서 만난 코끼리가족>
우리가 잡을 대상어는 토만(가물치)과 세바라우, 그리고 기타어종 세가지부문.
AMCT토너먼트는 우리나라 배스토너먼트에서 배스만을 대상어종으로 하는 것과 달리 토만, 세바라우, 기타어종 세부문으로 나누어 각부문 시상을 한다. 그 중 토만은 우리나라의 가물치와 비슷한 어종인데 가물치보다 화려하고 덩치가 더욱 크다. 세바라우는 잉어처럼 생긴물고기로 맛이 아주 좋다고 한다. 실제로 경기도중 잡힌 세바라우는 릴리즈 하지 않고, 먹기위해 보트하우스로 들고 오는 선수들이 많았다. 토만과 세바라우 이 두 어종이 메인 대상어이고 , 또 다른 작은 가물치류나 기타어종 또한 경기 대상으로 하고있었다. 폐호흡을 하는 토만을 잡는 방법은 숨을 쉬기위해 수면위로 떠오르는 토만을 기다렸다가 탑워터로 공략하는 방법과, 치어를 지키고 있는 어미 토만을 화나게 해서 잡아내는 방법이 있었다. 이 두 방법중 새끼를 지키는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한다. 이 두가지 방법은 직접 눈으로 보고 하는 낚시기법(사이트피싱)을 해야하기 때문에 날씨가 좋지않은 몬순시즌(우기)에는 낚시가 쉽지않다고 한다.
켄이르 호수의 미아들
<오전 프렉티스 후 공복상태를 소주와 생라면으로 달래고 있는 모습>
한국 선수들은 첫날에 묵은 호텔 체크아웃과 동시에 보트하우스로 이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오전 프렉티스만 끝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우리를 태웠던 파트너들은 곧 관광청 직원들이 우리 일행을 데리러 올거란 말을 남긴채 떠났고, 우리일행은 서둘러 짐을 챙겨 체크아웃을 했다. 그때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엄청난 시련이 시작 되고 있음을.. 이른새벽 연습을 나갔던터라 배도 많이 고팠던 우리에게 처음 닥친 시련은 몬순시즌 답게 쏟아지는 엄청난 비와 허기였다. 우리가 기다리던 관광청 직원들은 곧 올거라는 파트너들의 얘기와는 달리 수십분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저 기다리는것 밖에는 할 수 있는게 없었던 우리 일행은 오늘 처음 경험해본 토만 낚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허기를 잊으려 애쓰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와중 토만 낚시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다들 똑같이 스트럭처는 잘 발달되어 있으나, 개체수가 많지 않은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아마도 현지인들을 포함해 6명이 숏바이트 한두번 받은것이 다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하염없이 시간이 흐르고 있을때, 우리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 잡히기 시작했다. 이렇게 큰 국제규모의 토너먼트가 열리는 숙소앞 프런트에 사람이라곤 한국 선수 세명과 숙소사장님의 아내 와 딸로 보이는 현지인 두명이 다였다. 이상한 생각이 들며 불안감이 엄습해 왔지만 우리중 그 누구도 현지관계자들의 연락처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저 마냥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속에 어제 장을 본 음식마저도 관광청직원들이 가지고 있었으니 배를 채울 만한것도 없었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통에 밖으로 나가 도움을 줄 사람들을 찾아 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결국 한국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아보려 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우리를 인솔하기로한 담당자마저 연락을 받지 않는 극한 상황에 처한 우리는 자칫 내일 경기에 참석하지 못할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을 품은채 야속하게도 시간만 허비할 뿐이었다. 호텔 프론트 한켠에서 허기진 배라도 달랠 요량으로 짐가방을 풀어헤쳐 겨우 찾아낸 생라면과 소주를 셋이 나눠 먹으며 서러움과 서글픔의 시간을 보낼때를 떠올리자니 지금은 술자리 안주로 꽤나 좋은 추억이 되었다 하겠다 그렇게 서너 시간쯤 지났을 무렵 외출에서 돌아오는 호텔사장님을 마주치는 순간 나는 문득 예약자 전화 번호가 남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 서툰 영어로 대화를 시도 했다. 사장님 역시 영어를 잘 못하는 건 매한가지. 그러나 몸짓 발짓 만국공통어인 바디랭귀지를 총동원한 결과 드디어 내뜻이 전달된 것인지 AMCT회장님과 전화 연결이 될수 있었다. 전화를 끊고 십여분이 흘렀을까 헐레벌떡 달려온 AMCT회장님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했고,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말레이시아 관계자들사이 소통의 문제로 한국선수단 픽업시간을 잘 못 알려 준 탓에 벌어진 사고였던 것이었다. 우여곡절 끝 다시 찾아온 안도감에 잠시 한숨 돌리고, 우리가 묵을 보트하우스에 도착을 하고보니, 그 거리가 고작 50미터 남짓. 네시간여동안 불안과 공포 서글픔과 서러움으로 오로지 보트하우스의 입성만을 꿈꿔왔던 우리셋은 서로 고개를 돌린채 허탈한 웃음만 지을뿐이었다.
<주최측과 연락이 되지않아 4시간째 기다리고 있는 모습>
4일간 우리의 집이 되어줄 보트하우스
<보트하우스에서 말레이시아 선수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보트하우스란 말그대로 보트위의 집이다. 수상가옥과 비슷한 형태로 바지선위에 집과 샤워장 식당등을 설치해 관광 및 토너먼트에 활용하도록 설계된 특별한 보트이다. 켄이르 호수는 안동호의 5배정도 크기이고, 싱가폴보다 큰 동남아시아에서 제일 큰 인공호수 이다. 이렇게 큰 호수에서 경기를 치르다보니 독특한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면, 선수들은 각자의 배를 타고 낚시를 하면서 먼거리를 이동하게 된다. 그리고 경기가 치뤄지는 동안 보트하우스는 느린속도로 이동해 다음날 경기를 치를 장소에 도착하게 되고,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보트하우스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며, 축제의 시간을 가진다. 한국에서 단하루에 치뤄지는 경기방식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었다. 다시말해, 보트하우스에 올라가면 4일동안은 물위에서만 생활을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첫날 숙박했던 호텔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훌륭한 시설이었다. 각자 편히 쉴 수 있는 아늑한 방과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거실, 출출함을 달래줄 주방등 필요한것들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경기를 치르는 동안 이곳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졌어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금새 친구가 되는 그야말로 마법같은 공간이라 할수 있다. 우리에겐 낚시라는 최고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보트하우스 뒤 선수들의 보트들이 정박되어있는 모습>
대한민국과 말레이시아의 친선교류
<보트하우스에 설치한 태극기와 스폰서 현수막>
KSA김선규회장은 대한민국 선수단이 출정할때, AMCT토너먼트에 기억이 될 만한 선물을 함께 보냈다. 다름아닌 대한민국에서 만든 도요사의 릴 4점을 선물한것이다. 대한민국 제품을 말레이시아측에 보내 우리의 기술력을 알리고자 했던것이 김선규회장의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에 화답하듯 말레이시아측은 대한민국 선수단에게 4일간의 보트하우스 일정동안 최고의 대접을 했다. 수많은 보트하우스중 상태가 제일 좋은 보트하우스가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배치가 되었고, 우리가 머물렀던 보트에는 빈센트와 데이비드(다미끼 말레이시아에이젼트 대표)등 4명의 말레이시아 대표 선수들이 함께 머물렀다. 말레이시아 선수들은 매일 한국선수단의 끼니와 간식을 챙기고,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저녁에는 양고기바베큐등, 한국 선수들의 스테미너를 보충해주었다. 이 밖에도 우리 선수들은 KSA협회 마크가 찍힌 토너먼트 져지와 모자, 루어등을 제공하며, 잊지 못 할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
<경기를 마치고 양고기 바베큐를 준비하는 말레이시아 선수단의 모습>
배스보트는 사치
말레이시아 트렝가누에 위치한 켄이르호수는 열대우림에 물을 가두어 만든 인공호수이다. 때문에 물속에는 엄청난 고사목들이 많이 잠겨있다. 육안으로 확인되는 장애물들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수면 바로 밑까지 잠겨있는 거대한 나무들은 빠른속도의 배스보트들에겐 지뢰밭과 같은 존재들이다. 빨리 달리다가 생명이 단축되는 것은 순식간의 일일 것이다. 그리고 수면밖으로 촘촘히 잠긴 나무들 사이로 지나다니기엔 12피트 알루미늄보트가 최적인듯 보였다. 그런 이유로 12피트 알루미늄보트가 주종을 이루었고, 배스보트형태를 띄고 있는 보트는 고작 2대뿐이었다. 작은배를 타고 다니는 첫번째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그리고 낚시를 하고 보트하우스로 돌아오면 수많은 배들이 서로 엉켜붙어 줄줄이 묶어서 정박을 시킨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충돌이 일어나고 스크래치등이 발생을 한다. 만약 한국에서 타는 FRP로 제작된 배스보트라면 아마도 단 한번의 경기로 선주는 울상일 될지도 모를일이다. 이것이 12피트 알루미늄보트를 타는 두번째 이유인듯 하다. 그리고 사치라 표현하기는 좀 그렇지만, 경제적여건이 좋지 않아서 가이드모터가 설치된 보트를 만나는건 아주 힘든 일이었다. 다행히 필자의 파트너인 빈센트의 배는 쾌적한 데크작업과 풋가이드가 달려 있어서 아주 편한 낚시를 할 수 있었다.
<켄이르호수는 열대우림을 공사한 인공 호수로 수많은 수몰나무들이 물 속에 숨어 있다>
켄이르호수 괴물과의 한판승부!
드디어 경기 첫째날!! 위험하고 광활한 지역에서 경기를 치르다보니 단독으로 움직이는 것보단 삼삼오오 팀을 이뤄서 출발을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대회엔 위수구역말고는 특별한 규제를 하는것이 없는것 처럼 보였고, 전화가 되지 않는 지역이라, 무전기로 서로의 상황을 확인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필자는 빈센트와 동승을 하였고 김동훈 프로는 작년 이덕구프로와 동승했던 아디와 한팀. 그리고, 이광원 프로는 단독으로 움직이는 쌈과 한팀이 되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약20여분을 달리다 호흡을 하기위해 수면위로 오르는 새끼 토만무리를 발견하게 된다. 이때 같이 이동한 팀이 나와 빈센트팀, 김동훈프로와 아디팀, 그리고 데이비드와 파미팀이었다. 우리는 삼각구도로 배로 세워두고 서로 마주보며, 토만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렸다. 잠시 후 새끼들이 올라오는 보일링이 보이기 시작한다. 약속한듯이 한곳을 향해 탑워터를 날린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트와 루어간의 거리규정이 있지만, 여긴 상관이 없었다. 경쟁자가 아니라, 같은팀인 것이다. 누구라도 같은팀에서 먼저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새끼토만을 지키는 수면아래 어미토만을 계속해서 화나게 만들어야 바이트로 연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30여분을 공략하다 바이트가 없어 김동훈프로팀을 남겨두고 인근에 있는 골창으로 자리를 옮겼다. 빈센트의 보트는 가이드 모터가 있어서 이동을 하며, 토만이 은신해 있을만한 스트럭처만을 공략을 할 수가 있었다. 빈센트가 쓰러진 나무주변을 스윔베이트로 릴링을 하다가 따라오는 토만을 목격하게 되었다. 나와 빈센트는 그런곳들을 집중공략하기로 하고, 계속해서 이동하며 캐스팅을 시도하였다. 역시 쉽지는 않았다. 더이상의 어떠한 징후도 보이지 않아 포인트를 옮기기로 결정을 하고 김동훈프로의 보트가 있는쪽으로 이동을 하는데 멀리서 보이는 두선수의 행동들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어미토만을 잡았을것 같은 기운이 감돌았다. 보트가 점점 가까워지고, 토만을 낚았다는 김동훈프로의 함성!
<김동훈프로의 인터내셔널 1위를 안겨준 78센티 토만>
빈센트는 보트를 전속력으로 몰아 그들에게 다가갔다. 난생 처음보는 토만이 배위에 올려져 있었다. 김동훈프로의 얼굴은 상기 되어있었고, 직접보지 못했지만 엄청난 파이팅이 있었다는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빈센트는 바로 동영상 촬영에 들어갔고, 아디는 토만계측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AMCT의 계측방법은 모든 보트들이 물칸이 없고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계측자에 물고기를 올려놓고 사진을 찍어서 무게가 아닌 길이를 계측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규정이 사진 한장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릴리즈 영상을 첨부하게 되면 가산점을 얻게 된다. 계측결과 78센티미터가 나왔다. 경기가 시작된지 얼마 안된 상황이라 한국 선수들을 태운 우리팀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몬순시즌(우기)에는 사이트피싱이 어렵기 때문에 이 한마리로 우승을 할 수도 있다고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78센티가 그리 클거 같지 않지만, 토만은 우리나라 가물치보다 체고와 몸집이 커서 실제로 봤을땐 엄청난 포스를 느끼게 한다. 김동훈프로는 우리가 떠난 뒤 끝까지 새끼토만 무리를 공략하다보니 화가난 숫컷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고 한다. 최초 숫컷의 공격을 받고 탑워터 트레블훅이 거의 일자로 펴지고, 이후 다섯번의 바이트를 받고 서야 어미토만을 낚을 수 있었다고 한다.
평생맞을 비를 경험하다!
<경기출발전 대열을 갖추고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
김동훈프로의 선방으로 우리팀의 분위기는 한껏 고조가 되었다. 그렇게 모든 상황을 종료시키고 또 다른 포인트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런데 좋지 않은 징조가 보였다. 멀리서 다가 오고 있는 스콜이었다. 몬순시기의 하늘은 정말 많은양의 비를 구름이 머금고 있다가, 미친듯이 쏟아 붓고 멈추기를 반복한다. 이쯤 되면 사이트 피싱은 포기를 해야한다. 결국 거의 모든선수들은 풍부한 산소와 시원한 물을 좋아하는 세바라우를 잡기위해 새물유입구와 폭포가 있는 곳을 공략 한다. 그렇지만, 나는 내심 세바라우 보다는 토만을 잡고 싶었다. 천만다행이도 빈센트 또한 토만낚시 매니아여서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 결국 다른 선수들은 세바라우를 공략하고, 나와 빈센트는 또 다시 토만을 공략하기로 한다. 퍼붓는 비로 10미터 앞도 예측하기 힘들 지경이었다. 이때 빈센트의 보트에 달려 있는 풋가이드 모터는 스트럭쳐만 공략할 수 있게 효자노릇을 해주었다. 그렇게 첫째날 경기와 둘째날 경기 이틀간 평생 맞아도 다맞지 못할만큼의 많은 비를 맞으며, 낚시를 했지만 더이상의 토만을 만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가능성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스트럭쳐 옆에는 역시나 토만이 있었다. 빈센트와 나는 수차례의 바이트를 받았다. 경험부족으로 챔질타이밍을 놓쳐서 확실한 기회를 여러번 놓쳤던 것이다. 퍼붓는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낚시를 해보니 정말 쉽지 않다라느걸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몬순시즌에는 현지 선수들중의 대다수가 토만을 공략하지 않는다고 한다. 잡기 힘들어서 였을 것이다. 나름 토만을 잡지못한 이유를 합리화 하고 있지만, 잡지 못한 아쉬움은 또 다시 이곳을 찾아와 리벤지를 하지 않는 한 쉽게 사라지지 않을것 같다.
<트랭가누 공항옆 해변가 저멀리 스콜이 다가 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김동훈프로의 선방으로 토만부문 인터내셔널 1위!
<김동훈 프로의 인터내셔널 1위 상패>
AMCT토너먼트는 말레이시아 자국 선수를 포함해서, 한국, 중국, 싱가폴등 아시아지역 선수들이 참가하는데, 재작년까지만 해도 없었던 인터내셔널부문이 작년 김효철프로가 90센티 오버 토만을 잡으면서, 한국선수가 1위를 석권 할 상황이 되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갑자기 예정에 없던 인터내셔널부문 시상식이 따로 생겨났다고 한다. 해석은 각자 자유로이 하기 바란다. 그리고 2018년 올해도 김동훈프로의 선방은 켄이르호수에서 또 한번 대한민국 낚시의 위상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시상식날 말레이시아 선수들 그누구도 자국 1위가 78센티가 넘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한민국 김동훈프로가 인터내셔널 1위 뿐만 아니라, 토만 부문 1위인 셈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정말 아쉬운 경기를 치뤘지만, 대한민국 선수로써 태극기를 들고 시상대에 오른 우리 한국선수들의 모습을 봤을때 그 벅찬 감동이란 말로는 전부 설명할 수 없는 짜릿함과 전율을 느꼈다. 또한 이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나와 같은 기분을 느꼈으리라 짐작해본다.
<김동훈 프로의 1위 시상식때 기념촬영>
우리 아버지들이 만든 켄이르 호수
모든 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이동하던중 관광청 직원 한명이 쓰러져가는 폐허를 가리키며, 예전 켄이르 호수 건설때 한국인들이 쓰던 사무실이라는
설명을 해주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아주 어릴적에 우리 아버지 친구분들중엔 사우디아라비아로 일하러 다녀오신 분들이 더러 계셨다. 그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각국으로 돈을 벌기위해 떠났던 노동자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이곳 켄이르호수 건설수주 역시 대한민국이 받아 우리의 아버지들이 일궈 냈으리라...
알고 나면 새롭게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타국의 호수 이지만, 우리 아버지들이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또한번 격한 감동이 아닐수 없었다.
AMCT토너먼트 참가후기
출발 전 외국 원정경기를 가면, 빅피쉬와의 파이팅은 당연한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라는것도 뼈저리게 느끼고 돌아왔다. 아직은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느낄 수 있는 기회였으며, 이번 경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준비를 하고, 고생했는지 또한 알 수 있었다. 원정경기를 위해 힘써주신 KSA 김선규회장님, 대회 준비에 많은 도움주신 박무석프로님, 박기현프로님, KSA관계자분들과, AMCT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전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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