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커컵 마스터클래식 이야기 (2)

by 박기현 posted Nov 1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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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경기 -



새벽에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는 알고 있었습니다만 가을비 치고는 꽤 많이 내린듯 하였습니다

전날 잠을 한숨도 못자 피곤한 상태여서 숙소에서 씻고 바로 뻗어 잤습니다만

역시나 머리속은 혼란+흥분 상태여서 2시쯤에 잠을 깹니다

거울을 보니 십년은 늙은듯한 왠 아저씨가 보이네요

다시 뒤척뒤척 거리다 씻고 주진휴게소를 향해 나가봅니다 

master_dsc_0446.jpg


[차가운 가을비가 내렸지만 열정으로 뭉친 여러 참가자들로 대회장은 북적북적 거렸다]




비가 많이 와서 참가인원이 적을 줄 알았지만 아뿔사

역시나 축제의 장 답게 주진교에는 엄청난 차량과 인파로 발디딜틈조차 없었습니다

정박시켜놓은 배에 바로 가서 이상없음을 확인하고 정리를 한 후 물칸을 열고 개회식에 참석하였습니다




1. 또다시 쉘로우로....


비가와서 많이 추울줄 알았지만 약간은 훈훈한 느낌이었습니다

수온도 어제와 거의 비슷한 상황


'어제 간 곳은 가지 않는다. 새로운 쉘로우만 간다'


오늘도 쉘로우로 타겟을 잡고 출발합니다



첫번째 포인트는 주계(사자골) 막창...도착하니 아무도 없습니다

어제 900그람을 확인 한 후 그 뒤로는 일부러 연습을 하지 않은 곳입니다

오늘도 첫 채비는 탑워터

담배한개비 물고 가이드를 밟아 진입하려는 순간.....아 워킹토너먼트 선수들이 들어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사이에 한마리가 잡혔지만 키퍼미만

그 사이 워킹 토너먼트 선수들은 캐스팅을 시작하였군요

어짜피 워킹토너먼트 선수들은 하루종일 여기 있을 것 같아

빠르게 쓱 훑고 그냥 포기하기로 결정합니다

오늘은 하류까지 가기로 결심했기에 빨리 빨리 움직입니다




2. 혼돈의 연속


두번째 포인트는 자곡 브러쉬

선착장 입구에는 박진헌프로님이 계시고....

어제보다는 바람이 거의 없고 어제는 공략하지 않는 지역만 골라서 공략해봅니다

웜채비가 폴링되자 마자 흐르는 라인....훅셋미스

다시 피칭...또 훅셋미스

아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에 점점 조급해지기만 합니다

또다시 포인트 이동

어제보다는 부쩍 많아진 배들로 중류권에는 비집고 들어갈만한 곳이 없습니다


'하류로 가자'


노피쉬인 상태로 하류로 내 달립니다

도착한 포인트는 꽃골과 궁구리 사이의 조그마한 Y 자 형 골창

저번 게임때 이곳 채널에서 게임피쉬를 다 잡았기에 어떻게 공략하면 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키퍼미만이 달려드는 상황

신중히 신중히..찬찬히...

이제는 삭아들기 시작하는 육초를 웜채비가 뚫고 나옵니다

툭하는 입질에 끌어올린 녀석은 31센티 키퍼....이런 고기가 이렇게 귀할줄이야

어제만 해도 찬밥대우 받았던 키퍼사이즈를 신주단지 모시듯 물칸에 넣습니다


이윽고 낚시춘추 강동원기자님에게 전화...사진찍을만한 사이즈가 있냐는 질문에 노피시라고 대답합니다

(사실 어제에 비하면 달랑 31cm 한마리는 노피시에 가까움)


비로소 후회가 됩니다

어제 일찌감치 리미트를 다 채우고 왜 하류쪽은 확인을 안하러 다녔는지.....

그렇다고 하류쪽을 공략해보기엔 너무 모험을 거는것 같아 키퍼사이즈 단 한마리만을 잡아 다시 상류로 올라갑니다




3.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열심히 내달려 도착한 곳은 주계(사자골) 아래 수생식물 부양장이 있는 지역

평소 줄이 쳐져 있어 찾는 사람이 별로 없으며 어제 물고기를 확인한 곳입니다

하지만, 장현주사무총장님 배가 보입니다

들어갈까 말까 하다 실례를 무릅쓰고 막창으로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나오는건 키퍼미만 두마리

장현주총장님도 큰녀석을 놓치신듯 낚시에 매우 열중하셨고 분위기를 보니 말뚝박으실 분위기입니다

시간은 12시

가이드로 슬슬 밟아 나오면서 담배한대 피면서 생각합니다


'내가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거야'


게임 한 주 전에 제가 스스로 쓴 칼럼이 생각났습니다

같은 지역이라하여도 패턴과 공략은 확실히 달라진다는것

불현듯 그것이 생각나더군요

하지만 저는 글만 그럴싸하게 그렇게 적었을뿐, 실제 게임에서는 완전 그 반대로 행하고 있었습니다

내리는 비를 맞고 있는 데크위 탑워터를 바라보며 탑워터를 포기하기로 합니다


'그래 쉘로우를 버리자'




4. 쉘로우를 버리다



쉘로우를 버리기로 하고 당장 갈곳을 생각하니 마땅한 곳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트림을 올리고 수생식물부양장의 굵은 밧줄을 넘어가니 눈에 보이는 텅빈 붕어섬

어제는 많은 사람들로 공략한번 못해본 붕어섬이라 곧바로 붕어섬으로 직행합니다

비는 주룩주룩 오지만 바람은 많이 불지 않아 찬찬히 6, 7, 8m권 미들수심을 공략합니다

능선의 탑포지션이 1.5m쯤 나오더군요

탑포지션에 배를 대고 능선 좌우앞뒤를 찬찬히 웜채비로 공략합니다
 


롱캐스팅....라인이 딸려 들어가는것이 보이고 이윽고 멈춥니다...바닥에 닿은것이죠

그때 저기 멀리서 보이는 배 한대...

정한술프로님이 귀착장소로 올라가십니다

벌써 귀착할시간인가...하며 시간을 보니 12시 30분....한시간 남았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들어온 기적같은 입질

슬쩍 들어보니 라인이 움직입니다

훅셋 후 끌어올린 녀석은 30cm후반의 귀하디 귀한 게임피쉬!!



[사용채비 = 시마노샤우라1652r + 다이와스티즈 103H + 단라인지그앤텍사스 14lb + 피나파워스테이지 3/0 + 게리야마모토 4" 센코 + 프리리그]



평소에는 흔히 보는 사이즈지만 그날따라 어찌나 반갑던지

하지만 계속 물칸에서 드러눕습니다

피징을 해주고 무게추를 달아놓고 일단 낚시를 합니다만 입질은 없습니다

설상가상 다른배가 이 포인트 근처로 슬금슬금 들어오고 있는 상태

이제는 어디로 가야하나....아니 여기 말뚝박을까?

고민끝에 포인트를 이동하기로 합니다


'좀더 깊은곳으로 가자'




5. 단 한번의 입질


도착한곳은 다시 자곡

비석섬을 마주하고 있는 능선입니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평평한 플랫에 큰 떡바위들이 많이 있는것을 여름 갈수기때 본적이 있고

또 조과도 괜찮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몇주전 여기 키퍼사이즈들이 스쿨링이 되어 있는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탐으로 훑어 보니 스쿨링은 보이지 않고 깨끗합니다

8m, 9m, 10m.....본류권쪽으로 계속 나가 봅니다

그러다가 14m즈음 어탐기에 빨간색으로 볼록 솟은 바위돌들이 보입니다


'그래 여기 있구만'


시간을 보니 1시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언더리그를 써야 하는데.....'


저는 언더리그......다운샷을 왠만하면 잘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심이 10m가 넘어가는 곳을 공략할려면 다운샷이 가장 편했던 기억이 있어 태클박스를 보니

무식한 1/2온스 언더리그싱커가 보입니다...일단 이걸로 싱커를 하고

프리리그가 묶여있던 채비를 끊어 내고 바늘은 와이드갭으로 묶었습니다

언더리그를 잘 쓰지 않기에 언더리그 전용 웜이 없어 다시 태클박스를 뒤져보니

게리야마모토 씬쎈코가 한봉지가 보입니다

어디서 본건 있어서 허리꿰기를 한 다음 깊은 수심으로 내려 보냅니다



아래로 아래로 쭉 딸려 내려가던 라인이 멈춥니다..


바닥에 닿은것이죠

수심이 깊어 잔돌인지 뭔지 모르는 걸림이 간혹 느껴집니다...찬찬히 타넘어 오고...

다시 캐스팅 한후 폴링....바닥에 가라앉힌 후 무의식적으로 툭툭 쳤는데 슬그머니 낚시대를 끌고 갑니다

'그래 이거거든'

아무 생각할 겨를도 없이 힘차게 훅셋 후 올려보니 한마리가 올라오는데 왠 명태 비슷한 비실비실한 고기가 올라옵니다

온몸에 버짐도 펴 있고 뭔 이런고기가...당연히 물칸에 넣으니 드러눕습니다

피징하고 무게추 달고 약 뿌려주니 시간은 1시 25분



[사용채비 = 시마노샤우라1652r + 다이와스티즈 103H + 단라인지그앤텍사스 14lb + 피나파워스테이지 2/0 + 게리야마모토 5" 씬 센코 + 언더리그]


내 몸은 무의식적으로 배에 시동을 걸고 다시 쉘로우로 향합니다

그렇게 쉘로우에서 배신을 당했으면서도 다시 쉘로우로 가서 탑워터를 던지기 시작합니다

1시 40분....이제 접자....정리하고 계측에 임하게 됩니다




6. 드디어 포효하다



슬로우에어리어 구간을 지나 귀착을 하였습니다

어제의 꽤 많은 무게로 인해 아는 동생들과 몇몇의 갤러리가 제 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있다는걸 의식할 수 있었습니다

master_dsc_0654.jpg


[항상 늦게 들어오는 편이라 진흙으로 된 이곳에 주로 정박을 한다]



그리고 계측

시간도 없고 얼마나 마음에 급했는지 잡은 고기의 중량을 한번도 재 보지 못해 정확한 무게게 얼마인지도 모릅니다

계측전 물칸을 열어보니 무게추를 달고 있어 바로는 서 있습니다

하지만 무게추를 벗기니 이내 두마리가 둥둥 뜨네요

그리고 한마리는 키퍼사이즈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길이

키퍼사이즈를 거내어 줄자에 이리재고 저리재고 해보니 길이는 딱 31cm


'계측을 해, 말어?'


계측대 가면 1cm정도 줄어드는 것 감안하고 계측하기로 합니다

또한 살짝살짝 뒤집어 지는 두마리의 배스들.....

잠시 망설이다가 배스의 배쪽을 강하게 맛사지를 해 준 후 계측하러 갑니다 

dsc_0528.jpg


["많이 잡았어요?"...."고기....없어요"...우승예감은 커녕 고기가 죽지 않기만을 바랬다는것이 이때의 정확한 심정...]




호랑이선생님보다 무서운 신승식위원장님이 매의 눈으로 고기를 관찰하십니다

이내 한마리가 드러눕습니다...가슴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위원장님이 손으로 세우신후 다시 놓으니 힘차게 꼬리짓을 하며 똑바로 섭니다....

통과...죽다 살아난 기분이듭니다 

 

dsc_0538.jpg


[역시나 한마리가 뒤집어 졌다...위원장님이 똑바로 세우자 언제 그랬냐는듯 힘차게 헤엄칠때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하지만 날카로운 위원장님의 눈이 다른곳으로 향했으니 바로 키퍼사이즈의 물고기

저는 3년전에 챌린져프로를 뛰면서 키퍼미달로 마스터클래식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은적이 있습니다

그때 생각이 덜컥 나면서 조마조마하게 계측을 쳐다봅니다

꼬리끝이 정확하게 30cm에 걸칩니다.


"딱 30이네요".....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제가 말합니다


신위원장님이 어이없다는 듯 웃으시며 통과시키십니다

그리하여 총 중량은 2830그람!!

우승확정이었습니다 

master_dsc_0673.jpg


[계측한 고기를 들고....왼쪽이 자곡 13m 딥에서 올라온 배스...오른쪽이 붕어섬 8m권에서 올라온 배스]




계측때까지 잘 살아준 고기들한테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비오는데도 무릅쓰고 멀리서 와주신 친한 형님들과 동생들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배를 정박하고 물고기를 물칸에서 꺼내고.....정신없이 계측한 뒤....

그제서야 모든것들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축하해주는 사람들도 보이기 시작했고 비온뒤 더욱 붉게 빛나는 안동의 단풍도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은석 사무국장님의 마이크 목소리가 그때부터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12시 넘어서 달랑 키퍼사이즈 한마리 있을때 포기하고 싶었습니다만 미련을 버리고

다른곳으로 재빨리 들어간것이 그나마 고기를 잡아올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가 된것 같습니다

배부른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1등 단상에 한번 올라가보고 싶었습니다

이제서야 그 꿈이 실현되었습니다

이 꿈이 이루어질 수 있게 도와준 회장님 총장님 이하 모든 선배프로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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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커컵 마스터클래식 우승!! 2012년 종합성적 2위!!.....정말 기쁜 하루였다]





- 맺 으 며 -



1998년도 부터 배스낚시를 시작했고

2002년 KSA 라는 단체를 알게 되면서 그 시간이후로

항상 프로부분 1위 단상에 올라가는 것이 일생의 수많은 소원 중 하나였습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어찌 그리 고기를 잘 잡아오냐고

저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전 하늘에서 뚝 떨어진 천재가 아닙니다...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다른점이 있다면 하나가 있을것입니다



저는 3년간의 챌린져프로 생활을 거치고 올라온 사람입니다

챌린져프로 생활 3년동안 정말 좌절을 많이 맛봤고 정말 많은 연습을 했습니다

그때는 그 3년이란 기간이 허송세월일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그 기간은 게임낚시에 대한 어떠한 맥을 짚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으며

안동이란 필드를 공략하는 나름의 노하우를 다지는 인고의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번쩍거리는 배스보트사이에서 조그마한 존보트 타는것을 주눅들어 하면서

내 자존심 죽이면서, 그리고 친분을 조금씩 쌓으면서 정말로 많이 묻고 또 배우고 또 던지고 감았습니다

그 때 배우고 실천하고 깨달은것이 지금의 성적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토대가 되었고

지금도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게임까지 합치면 전 무려 가을낚시를 체험하기 위해 무려 8주간의 주말을 안동호의 물위에서 보냈습니다

참 무료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고 많은것을 얻고 또 잃은 시간이었습니다

바로 그 노력의 결과가 우승이라 생각합니다



잠들기전에 여러분은 무엇을 생각하십니까?

진심으로 저는 몇년간 잠들기전에 마스터클래식에서 1위하는 상상을 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더욱 높고 원대한 다른 꿈을 꾸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master_dsc_0663.jpg


물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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