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에 대한 다른 생각이 주는 유쾌함 2 (배스의 생식본능)

by K.S.A posted Mar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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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 식물학박사 박기현프로! - 낚시에 대한 다른생각이 주는 유쾌함 2(배스의 생식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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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에 대한 다른 생각이 주는 유쾌함 2 (배스의 생식본능)


예전에 모 대학에 생물학 전공강의를 잠시 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주제가 생물의 생식이었는데, 한 여학생이 질문을 하더군요.


“요즘에 개나리가 가을에 피는데 이것은 어떻게 된 건가요? 기후변화 탓인가요?”


학생에게 말하길, 저는 그 개나리의 생리기작이 어떠한 요인에 의해 교란되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개나리는 봄에


피는데 가을에 피는 것은 봄에만 꽃을 피우는 생물이 어떠한 환경요인에 의해 광주기반응과 그에 따른 생리기작이 교란되어 가을을


봄으로 착각하여 폈다는 것이죠. 이러한 현상은 주로 늦여름에 강한태풍이 몰아친 후 나타납니다. 강한태풍으로 인해 개나리는


생리기작에 교란을 받게 되고, 그 후 생리기작에 관한 모든 생체데이터가 지워지고 태풍이 지난 후 착각한 개나리는 따뜻한 가을볕을


봄의 광주기와 혼돈하여 가을에 꽃을 피우는 것이죠. 이것과 같은 맥락으로 원예단지에서는 밤새도록 불을 켜놓아서 식물의 생식기인


꽃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인간이 원하는 시기에 꽃을 피우게 하는 방법도 동원되고 있습니다.




빛이 생물의 생식주기에 미치는 영향


위에 언급한 식물과 마찬가지로 동물도 생식에 광주기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배스를


비롯한 계절별로 생식(Reproduction)을 하는 동식물은 체내에 계절별로 생식하는 생리기작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식본능을


발현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밤낮의 길이, 달의 차고 일그러짐, 그리고 지구의 공전으로 달라지는 광량과 광주기(Photoperiod)등


다양한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생식에 관여하며 이에 따라 계절별로 생식하는 생물은 자연스레 생식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광주기_생식소의 성숙.jpg

[광주기(Photoperiod)가 생식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 광주기성에 따라 호르몬의 리듬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생식소(Gonads)의 발달이 달라진다. 즉 광주기는 계절별로 생식하는 동물의 생식주기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이다]



계절별로 달라지는 광량과 광주기, 해의 움직임과 달의 움직임은 물속의 배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며 이제는 산란을 할 때임을 알려주는


시계역활을 하게 됩니다. 달라지는 광량과 일조량을 눈치 챈 암컷배스는 광주기에 맞추어 난소를 성숙시키며 산란을 맞이하게 됩니다.


산란을 의식하고 있는 배스들은 쉘로우와 딥을 오르락내리락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듯 하구요.





물속 세계를 인식하자


이러한 생식본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정확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절박한 생존본능에 입각한 것이기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처절하게 진행될 것입니다. 흔히 봄에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 낚시인들은 몸을 웅크리고 으레 깊은곳을 공략하게 됩니다.


하지만 물속세계는 이미 달라진 광주기에 반응하여 생식을 준비하고 얕은 곳으로 이동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남쪽지방을 기준으로 음력 정월대보름을 기점으로 큰 녀석들이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 시기의 밤낚시에서 꽤 큰 녀석들을


여럿 잡을 수도 있었습니다. 매번 이시기에 워킹 밤낚시를 하면서 느끼는 부분이지만 생식에 의한 움직임은 너무나도 정확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회라고 다를 바 없어서 항상 어렵게 느끼는 대회에서도 조그마한 힌트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Untitled-1.jpg

[左 : 3월초 섬진강수계에서 크랭크로 낚은 3킬로 오버 포란배스. 友 : 2월말 장척지에서 잡은 55센티 포란배스. 날씨는 손이 꽁꽁 얼
 정도이지만 물속상황은 이미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두 마리다 매우 얕은 곳에서 나왔다]


하지만 여기서 흔히 우리가 범할 수 있는 오류가 있는데 그것은 산란을 위해 “고기가 타오른다“ 라는 개념과 ”붙박이”로 머물러


있다는 개념입니다. 쉘로우에서 잡은 배스가 산란을 위해 얕은 곳으로 올라왔다가 낚시인의 채비에 걸린 것인지 겨우내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잡힌 것인지 저는 솔직히 물고기를 잡아내 판단해도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이것은 인간이 그냥 만들어낸


생각이 아닌지 반문해보며 “타오른다”라는 단어를 너무나도 쉽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앞의 글 배스의 식욕 편에서 밝혔지만 물고기는 먹이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소생태계가 만들어진 생활여건이라면 차가운 겨울에도


얕은 곳에 머물러 있다고 저는 경험상 느껴왔고 그렇게 생각하기에 과연 내가 얕은 곳에서 잡은 고기가 생식을 위해 올라온 물고기라고


판단하는 것은 오류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봄이라 산란을 위해 올라왔을 것이다” 라는 생각은 무조건이고 일방적인 낚시인의


사고방식은 봄철 낚시를 어렵게 하고 시야를 좁히는 대표적인 오판일 것입니다. 



즉, 산란시기라고 해서 무조건 산란과 연관 지어 생각하지 말고 쉘로우에 붙박이로 있는 배스를 위한 접근법, 산란을 위해 깊은


곳에서 얕은 곳으로 이동하는 배스에게 접근하는 다양성, 아직은 깊은 곳에서 움직일 준비를 하는 배스를 공략하는 공략법 등


다양한 패턴과 전략을 가지고 봄철 낚시를 하면 더욱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변화무쌍한 계절적 변화를 스스로 인지하고


거기에 맞춰 루어를 선택하며 리그의 운용방법을 다양화 하고 가장 입질 및 캐치확률이 높은 채비로 꾸리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효율적인 봄낚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맺으며


초봄낚시는 너무나도 까다롭습니다. 입질도 시원하지 못하고 봄에 불어대는 바람과 턴오버현상으로 인해 낚시는 낚시인보다는


물고기에게 너무나도 유리한 상황이 전개됩니다. 하지만 반전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평소에 보기 힘든 빅마마라 불리는 큰 물고기들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길이대비 가장 웨이트가 많이 나가는 배스를 만날 수 있는 시기입니다.


그것은 바로 산란이라는 생명체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낚시인들에게 제공해주는 뜻밖의 선물일 것입니다. 까다로운 봄철낚시. 다양한


패턴과 다양한 루어로 다양하게 배스에게 접근을 해보세요. 생애 최고의 배스가 여러분을 반길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아직은 차가운 봄바람 속, 어려운 조과를 무색케 하는 시원한 훅셋을 기대합니다.


물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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